이야기의 주인공은 후지사와 슈코라는 할배임 (1925년생으로 2008년에 별세)
별명이 ‘괴물 슈코’일정도로 엄청난 바둑기사였는데
바둑보다 도박 술 여자를 좋아해서 바둑은 딱 먹고 살 만큼만 둬서 그 돈으로 방탕하게 살았음
근데 그 먹고 살 만큼이라는 게 골때림
1년에 딱 4판만 둠
1977년부터 생긴 ‘기성’이라는 일본 기전에 출전해 타이틀을 획득한 후
매년 기성전 방어전만 치르고 우승상금 4500만엔을 타서 그 돈으로 먹고 사는 거임
이 사람의 바둑에 대한 태도는 다음 한마디로 요약됨
근데 슈코할배가 아무리 바둑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 해도 실력에 대한 자부심만큼은 엄청났음
당연한 게 일본 최대상금기전인 기성 타이틀을 1회부터 6회까지 한번도 남한테 양보하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어느날 그 슈코 할배가 신경을 쓸 수 밖에 없게 만든 괴물신인이 나타났으니..
바로 조치훈이었음
조치훈은 1976년 20세 5개월의 나이로 왕좌 타이틀을 따낸 후,
점점 실력을 갈고 닦아 80년대부터는 일본 내의 모든 기사들을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리고 다님
그런데 정작 일본바둑의 정점이라는 슈코할배와는 매칭된 적이 없었는데..
당연한 게 슈코 할배는 기성전 타이틀만 쥐고 있을 뿐 다른 기전에 참가를 하지 않았기 때문..(끄덕)
그러나 조치훈 때문에 일본 바둑계가 시끌시끌하니까
다른 바둑기사들한테 관심없던 슈코마저도 조치훈을 의식했는지 한마디 함
*박원순 아님
슈코는 조치훈에게 진 충격이 컸는지 정말로 그뒤로 기성전 우승은 커녕 기성위 타이틀 도전기에도 올라오지 못했음..
(그래도 바둑실력이 어디가진 않아서 왕좌기전 우승 후 최고령 방어기록 등도 세우곤 했는데 유독 기성전만 가면 힘을 못 썼음)
오..
ㄹㅇㅋㅋ